💡디자인 아티클: 복잡한 정보를 어떻게 전달하면 좋을까?

2024. 11. 28. 23:27카테고리 없음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주식 앱을 열어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랬어요. 하지만 화면 가득 채워진 빨간색, 파란색 숫자들과 차트, PER, PBR 같은 생소한 용어들을 보면 머리가 지끈거렸죠. 의료 검진 결과도 마찬가지였어요.

 

우리는 살면서 이런 전문적인 정보들을 마주하게 돼요. 주식, 의료, 보험, 법률... 이런 전문가들의 영역은 여전히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렵죠.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전문 지식이 없으면 그저 숫자와 용어의 나열일 뿐이에요.

 

하지만 몇몇 서비스들은 이런 고민을 가진 사용자들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어요. 복잡한 정보를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풀어내는 거죠.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본 글에서는 '복잡한 정보를 사용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디자인 전략'을 세 가지로 나누어 살펴볼게요.

 

 

시각적 메타포 활용

첫번쨰 해답 중 하나는 바로 시각적 메타포(Visual Metaphor) 에 있어요. 우리 뇌는 추상적인 개념을 구체적인 이미지로 바꿔서 이해하는 것을 좋아해요. 예를 들어 "이 회사의 주가가 저평가 구간에 있다"는 말보다 "주가가 현재 무릎 높이에 있다"는 표현이 더 직관적으로 다가오지 않나요? 이런 시각적 메타포를 활용해 복잡한 주식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이 여러 증권사 서비스에서 발견돼요.


KB증권 m-able은 가장 단순하고 기본적인 접근을 했어요. 사람 형태의 단순한 아이콘으로 주가 위치를 표현했죠.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아라"라는 투자 격언을 시각화한 것은 참신했지만, 디자인적으로는 다소 평이한 느낌이에요.


이와 비슷하게 카카오증권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살려 라이언 캐릭터를 활용했어요. 같은 주가 위치 표현이지만, 친근한 캐릭터를 통해 보여주니 특히 MZ세대 투자자들에게 더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요?

 

반면 네이버 증권은 건물이라는 메타포를 더욱 재미있게 활용했어요. 건물이라는 메타포를 활용해 로비부터 탑층까지 세분화했고, 로비부터 탑층까지 단순히 주가 위치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각 층별로 투자자들의 심리까지 담아냈거든요.

고층에서는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가격아 올라와다오ᅲᅲ" 같은 문구로 고점에서 매수한 투자자들의 애타는 마음을 표현하고, 중층에서는 "믿습니다, 균형의 수호자"처럼 안정적인 투자 심리를, 저층에서는 "여유롭다, 나 투자 천재일지도?"처럼 저가 매수의 여유로움을 재치있게 담아냈어요. 이렇게 각 층마다 투자자의 심리를 대변하는 문구들을 더해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재미 요소까지 더했죠.


결국 같은 정보를 전달하더라도, KB는 기본에 충실하게, 카카오는 브랜드 친숙도를 높이는 방향, 네이버는 투자자들의 실제 심리와 경험까지 반영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방향으로  높이는 방향으로 각자의 전략을 선택한 거죠.

 

 

개인화된 데이터로 사용자가 의미를 즉각 파악하도록 설계하기

두 번째로 주목할 만한 방식은 개인화된 데이터를 통한 정보 전달이에요.
카드 하나를 고르기 위해 여러 카드사 홈페이지를 돌아다녀본 경험 있으신가요? 전월 실적은 얼마여야 하는지, 어떤 업종에서 할인이 되는지, 한도는 또 얼마인지... 이런 복잡한 조건들을 카드비교함에 넣어가며 따져보는 게 꽤 번거로운 일이죠.

 

뱅크샐러드는 이런 고민을 가진 사용자들을 위해 새로운 접근을 했어요. 내 실제 소비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 카드를 썼다면 지난달에 6만원을 더 할인받았을 거예요"처럼 구체적인 숫자로 보여주는 거죠. 특히 이런 정보를 달별로 보여주면서 "아, 이 카드로 결제했다면 더 할인받았을텐데" 하는 실질적인 비교가 가능하게 만들었어요.

같은 혜택 정보라도 "전월 실적 30만원 이상 시 온라인 쇼핑몰 2% 할인"처럼 조건을 나열하는 것보다, "당신은 이 카드로 매달 6만원을 절약할 수 있어요"라고 보여주니 선택이 훨씬 쉬워지지 않나요? 이처럼 서비스들은 단순히 정보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미 있는 해석을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낯선 정보를 사용자 친화적으로 가공하여 이해를 돕기

마지막으로 주목할 방식은 낯선 정보를 사용자가 이해하기 쉽게 가공하는 거예요. 병원에서 검사 결과를 받아보면 낯선 의학용어와 수치들 때문에 당황하신 적 있으시죠? 

 

이오스안과는 이런 고민을 가진 환자들을 위해 검진 결과를 쉽게 풀어냈어요. 앱에서 내 진료 차트를 확인하면 각막두께, 동공크기, 건조증, 안압, 내피세포 등 다양한 데이터를 볼 수 있는데 사실 각막두께나 안축장길이, 각막내피세포.. 이런 용어들은 평소에 접하기 힘든 정보들이라 수치만 보면 어떤 게 좋은 건지 판단하기 어렵죠.

 

하지만 이오스안과 앱은 각각의 수치 밑에 정상범위를 함께 보여주고, 내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 시각적으로 표현해줘요. 단순히 "당신의 각막두께는 573마이크로미터입니다"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수치가 정상 범위의 어디쯤 위치하는지 표시해 현재 상태를 직관적으로 이해하도록 돕는거죠.

 

 

인바디도 비슷한 접근을 했어요. 체중, 골격근량, 체지방률 같은 신체 계측 정보를 '표준 이하/표준/표준 이상'으로 구분하고, 내 또래와 비교했을 때 상위 몇 퍼센트인지까지 보여주죠. 단순 수치가 아닌 상대적 위치를 알려줌으로써, 내 건강 상태를 더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했어요.

이 두 서비스의 공통점은 전문적인 수치 정보를 '비교'를 통해 의미있게 만든다는 거예요. 절대적인 숫자보다는 정상 범위나 또래 평균과의 비교를 통해, 사용자가 자신의 상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거죠.

 


다음 살펴볼 서비스인 시그널플래너는 보험분석 리포트를 주된 기능으로 제공하지만, 건강검진 결과 분석도 큰 장점이에요.
각 검진 항목을 위험/주의/정상으로 분류한 후, 같은 나이대(예: 20~24세)의 평균과 비교해 내 건강 상태를 시각적으로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줘요. 사용자는 단순히 결과를 확인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주의'나 '위험' 항목에 대해 구체적인 관리 방법과 솔루션을 얻을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비만이 주의 사항으로 떴다면, 적정 체중과 체중 감량 목표를 제시할 뿐만 아니라, 식사와 운동 관리 방법을 단계별로 알려주죠.
또한, 관련 질병에 대한 보험 상품 정보와 연결해 사용자가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도와 자신에게 필요한 조치와 다음 행동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요.

 

 

의료 정보뿐만 아니라 화장품 성분 같은 전문적인 정보도 쉽게 풀어낼 수 있어요. 화해 앱은 복잡한 화장품 성분을 1-10단계의 위험도로 나누고, 이를 다시 파란색(안전)/노란색(주의)/빨간색(위험) 원으로 시각화했어요. '글리세린'이라는 성분이 위험도 1-2단계라는 걸 파란색 원으로 보여주고, 이게 보습제로 쓰인다는 설명까지 더해주죠.

화해는 여기서 더 나아가 개인화된 정보도 제공해요. 내가 등록해놓은 피부 타입을 기준으로 각 성분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해주고, 내 피부에 좋은 성분은 몇 개, 주의해야 할 성분은 몇 개인지 한눈에 보여줘요. 매일 자정에는 ai 리뷰 토픽도 업데이트되어 사용자들이 자주 언급한 제품의 장단점을 쉽게 파악할 수 있죠.

 

글을 마치며

오늘 다룬 사례들을 바탕으로 이런 인사이트를 도출해봤어요.

 

1️⃣ 추상적인 개념은 사용자가 이미 알고 있는 것으로 바꿔야 해요.
KB mable이 주식 가치를 사람 신체로, 네이버가 건물 층수로 표현한 것처럼요. 이렇게 친숙한 것으로 치환할 때 복잡한 정보도 직관적으로 다가올 수 있어요.

2️⃣ 개인화된 해석이 중요해요.
일반적인 정보가 아닌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알려줄 때 정보는 더 가치를 가져요. 뱅크샐러드가 내 소비 데이터로 실제 받을 카드 혜택을 계산해주고, 시그널플래너가 나의 건강 상태에 맞는 관리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좋은 예시죠.

3️⃣ 비교를 통해 의미를 전달하는 게 효과적이에요.
단순 수치나 정보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렵죠. 이오스안과처럼 정상범위와 비교하거나, 인바디처럼 또래 평균과 비교할 때 정보가 진정한 의미를 가질 수 있어요.

결국 복잡한 정보와 용어를 쉽게 전달하기 위한 접근은 단순히 정보를 쉽게 풀어내는 것을 넘어, 사용자와 서비스 간의 신뢰를 형성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거 같아요. 오늘 살펴본 서비스들이 보여준 것처럼, 친숙함, 개인화, 그리고 비교라는 요소를 잘 활용한다면 복잡한 정보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모습으로 바꿀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