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20. 23:30ㆍ카테고리 없음
부제 : 사용자는 왜 이 서비스에 머무는가, 4가지 사례 분석
서비스의 성공을 평가할 때 우리는 종종 신규 사용자 유입에만 주목하곤 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서비스의 가치는 얼마나 많은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찾는지, 즉 리텐션(Retention)에서 드러납니다.
여기서 리텐션은 서비스의 성공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서 얼마나 많은 사용자가 서비스로 돌아오는지(재방문율)를 나타냅니다.
낮은 리텐션은 서비스가 사용자에게 충분한 가치를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경고 신호일 수 있습니다. 반면 높은 리텐션은 사용자들이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사용하며 서비스의 가치를 인정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높은 리텐션은 지속가능한 수익으로 이어져 많은 기업들이 사용자 유지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 수립에 고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아무리 많은 신규 사용자릉 유치해도 이들이 계속해서 빠져나간다면 그것은 마치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다를 바 없습니다. 오늘은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서비스들이 이 리텐션을 높이기 위해, 어떻게 사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분석해보겠습니다.
오늘의집 : 커뮤니티 기반 쇼핑 경험
오늘의집은 단순한 인테리어 쇼핑몰이 아닌, '집꾸미기 영감'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포지셔닝했습니다. 상품 구매라는 단발성 경험을 지속적인 라이프스타일 경험으로 확장시켰다는 것입니다. 사용자들이 자신의 인테리어를 공유하는 '집들이' 섹션은 단순한 상품 나열이 아닌, 실제 공간에서 가구가 어떻게 어우러지는지 보여주죠. 이는 '저렇게 꾸미고 싶다'는 욕구를 자극합니다.
리텐션 관점에서의 효과
이들의 핵심 전략은 사진 속 + 마커를 통한 상품 태그 시스템에서 시작됩니다. 언뜻 단순해 보이는 이 기능은 순환구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사용자들은 마음에 드는 인테리어 사진을 구경하다 자연스럽게 제품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상품을 구매한 후 할인 혜택을 받기 위해 자신의 공간을 공유하고, 이렇게 공유된 사진 속 상품들은 다시 새로운 사용자들의 쇼핑 가이드가 됩니다. 특히 실제 사용자들의 솔직한 후기와 스타일링 팁은 높은 신뢰도를 바탕으로 또 다른 구매를 유도합니다.
이러한 '영감 획득 → 정보 탐색 → 구매 → 공유'로 이어지는 순환적 경험은 오늘의집을 단순한 커머스 플랫폼이 아닌, 종합적인 인테리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진화시켰습니다.
더불어 유튜브를 통해 공개되는 감동적인 인테리어 변신 스토리는 이러한 경험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줍니다. 사연이 있는 신청자들을 섭외해 그들의 방을 변신시켜주는 컨텐츠는 적은 예산으로 가능한 인테리어 팁을 통해 실용적 영감을 제공하고 실제 시공 과정과 노하우를 보여주어 사용자들이 오늘의 집 자체를 '인테리어 백과사전'처럼 인식하게 합니다. 또 진정성 있는 스토리 텔링은 서비스에 대한 신뢰와 호감도가 높아져 자연스럽게 재방문으로 이어집니다
이처럼 오늘의집의 유튜브 콘텐츠 또한 단순히 브랜드 홍보를 넘어, 사용자들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찾게 만드는 또 하나의 리텐션 전략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마케팅과 리텐션이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하는 좋은 사례라고 볼 수 있죠.
점신 : 불확실성을 일상의 재미로
점신은 기존 운세 서비스들의 한계를 흥미롭게 극복했습니다. 대부분의 운세 서비스가 가진 '일회성 컨텐츠'라는 한계를 데일리 루틴으로 전환했기 때문입니다.
우선, 점신 앱을 키면 바로 눈에 띄는게 있습니다. 바로 스플래시 화면에서 보여주는 인터렉션인데요, 오늘 ⬆️23,456명이 점신을 방문했다"와 같은 메시지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한다는 신뢰감을 형성하고 숫자가 실시간으로 올라가는 인터랙션은 서비스가 '지금도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는 생동감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대중의 일상적 선택이라는 인식이 습관화를 더욱 강화해 리텐션을 높이는 전략적인 장치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플래시 이후 메인홈에 진입하면 오늘의 운세를 수치로 변환해 그래프로 한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수치는 매 시간, 매일 달라지기에 하루 중 여러 번 앱을 열게 만드는 구조입니다. 또 결과를 알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의 행운 아이템', '행운의 색상' 등 실천 가능한 미션을 제시해 추상적인 운세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연결시켜 실행에 옮기는 습관을 형성하게 합니다. 이러한 루틴화된 사용 패턴이 서비스 리텐션을 높이는 핵심 요소로 작용합니다.
점신은 운세 뿐만 아니라 타로, 사주, 부적 등 온갖 샤머니즘 콘텐츠는 다 모였다는 것도 재밌는데요, 이렇게 다양한 해석방식을 제공해 사용자들이 여러 관점의 정보를 얻기 위해 머무르다 보니 콘텐츠 소비 시간이 자연스럽게 증가하게 되는거 같습니다.
유튜브뮤직 : 맥락 기반 음악 경험
유튜브 뮤직은 사용자의 일상 맥락을 깊이 이해하고 이에 최적화된 음악 경험을 제공하며 높은 리텐션을 달성합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전략은 시간과 상황에 따른 맞춤형 큐레이션입니다. 아침 출근 시간대에는 활력을 주는 플레이리스트를, 저녁 시간대에는 휴식에 적합한 잔잔한 음악을 전면에 배치하는 방식으로 사용자의 일상 흐름에 자연스럽게 스며듭니다.
여기에 '뮤직 스테이션'이나 '뮤직비디오 보기' 같은 끊김 없는 콘텐츠 전환 기능을 통해 음악 소비 경험을 확장합니다. 한 곡을 듣다가 유사한 곡들로 구성된 스테이션으로 전환하거나, 뮤직비디오를 통해 시각적 경험으로 확장되는 과정에서 사용자의 체류 시간이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됩니다.
특히 개인화된 추천 알고리즘은 단순한 장르나 아티스트 기반을 넘어, 사용자의 청취 패턴과 시간대별 선호도까지 분석하여 더욱 정교한 추천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데이터 기반의 개인화 전략은 '나를 이해하는 서비스'라는 인식을 강화하며, 이는 곧 서비스에 대한 의존도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결과적으로 유튜브 뮤직은 상황 인지, 끊김 없는 콘텐츠 전환, 정교한 개인화를 통해 음악 스트리밍을 넘어 일상의 필수 서비스로 자리잡는데 성공했습니다.
왓챠피디아 : 취향 기반 소셜 네트워크 구축
왓챠피디아는 영화, 책, 시리즈를 추천받고 평가하는 서비스인데요 영화 평가라는 개인적 활동을 소셜 경험으로 확장시키며 독특한 리텐션 전략을 보여줍니다.
친구를 팔로우하면 그들의 별점과 코멘트가 실시간으로 피드에 올라와 자연스럽게 서비스를 들여다보게 됩니다. "어? 이 친구가 이런 영화를 좋아하네? 재밌어보이는데?" 하며 새로운 영화를 발견하게 되고, 때로는 친구와 취향을 공유하며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지기도 하죠.
왓챠피디아가 보여주는 또 하나의 흥미로운 전략은 AI 기반의 예상 별점 시스템입니다. 사용자가 영화를 평가할 때마다 취향 데이터가 쌓이고, 이는 더 정교한 별점 예측으로 이어집니다. 높은 예상 별점을 받은 작품들은 자연스럽게 시청 욕구를 자극하고, 이는 다시 새로운 평가로 이어지죠.
여기에 "OO님이 영화 평가 수 150개를 넘었어요!"와 같은 마일스톤 알림이 자동으로 친구들에게 공유되면서, 평가 활동이 일종의 성취감으로 이어집니다. 마치 자신이 얼마나 열정적인 영화 팬인지 보여주는 훈장 같은 역할을 하는 거죠.😎 이처럼 왓챠피디아는 영화 감상, 평가, 공유가 자연스럽게 순환되는 고리를 만들어내며 서비스에 대한 지속적인 충성도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글을 마치며...
지금까지 살펴본 네 가지 서비스의 리텐션 전략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사용자와의 지속적인 관계를 구축했습니다.
오늘의집은 '상품 구매'라는 일회성 행위를 '인테리어 영감 발견과 공유'라는 지속적인 경험으로, 점신은 '운세 확인'을 '매일의 설레는 루틴'으로, 왓챠피디아는 '영화 감상'을 '취향 공유와 발견의 여정'으로, 유튜브 뮤직은 '음악 청취'를 '상황에 최적화된 끊김없는 경험'으로 확장시켰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단순한 기능 제공을 넘어 사용자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방식을 찾았다는 점입니다. 결국 성공적인 리텐션 전략의 핵심은 서비스가 제공하는 본질적 가치를 사용자의 일상 속에 얼마나 자연스럽게 녹여내느냐에 있습니다.
사용자들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목적으로 서비스를 찾는지 행동 패턴을 이해하고, 이에 맞는 자연스러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서비스를 만드는 핵심 전략일 것입니다.